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에서 트랜잭션은 데이터의 무결성과 일관성을 보장하는 핵심 메커니즘입니다. 트랜잭션은 데이터베이스의 상태를 변경하는 일련의 작업들을 논리적인 하나의 단위로 묶어 처리합니다. 이 단위 작업들은 ACID(Atomicity, Consistency, Isolation, Durability) 속성을 만족해야 하는데, 그중 ‘Isolation(격리)’은 여러 트랜잭션이 동시에 실행될 때 서로 간섭하지 않도록 보장하는 중요한 속성입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애플리케이션은 수많은 사용자가 동시에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합니다. 이러한 동시성 환경에서 적절한 격리 없이는 잘못된 데이터 읽기, 데이터 유실 등의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은 트랜잭션 격리 수준(Isolation Level)이라는 개념을 통해 이러한 동시성 문제를 제어하며 데이터의 신뢰성을 지켜냅니다.
본문: 트랜잭션 격리 수준의 이해
트랜잭션 격리 수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동시성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주요 문제점들을 알아야 합니다. SQL 표준에서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현상을 정의하고 있습니다.
1. 동시성 제어의 3대 문제점
Dirty Read (더티 읽기)
아직 커밋되지 않은 다른 트랜잭션의 데이터를 읽는 현상입니다. 만약 해당 트랜잭션이 롤백되면, 읽었던 데이터는 실제 존재하지 않는 ‘더러운’ 데이터가 됩니다.
예시: 트랜잭션 A가 데이터를 업데이트하고 아직 커밋하지 않았는데, 트랜잭션 B가 이 업데이트된 데이터를 읽는 경우. 이후 트랜잭션 A가 롤백되면 B는 잘못된 데이터를 읽은 것이 됩니다.
Non-Repeatable Read (반복 불가능 읽기)
한 트랜잭션 내에서 같은 쿼리를 두 번 이상 수행했을 때, 다른 트랜잭션이 그 사이에 데이터를 수정하거나 삭제하여 처음 읽었던 결과와 두 번째 읽은 결과가 달라지는 현상입니다.
예시: 트랜잭션 A가 특정 데이터를 읽은 후, 트랜잭션 B가 해당 데이터를 수정하고 커밋합니다. 다시 트랜잭션 A가 같은 데이터를 읽으면, 첫 번째와 다른 값을 얻게 됩니다.
Phantom Read (유령 읽기)
한 트랜잭션 내에서 특정 조건으로 데이터를 조회했을 때, 다른 트랜잭션이 그 사이에 해당 조건에 맞는 새로운 데이터를 삽입(INSERT)하여 다음 조회 시 새로운 ‘유령’ 레코드가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예시: 트랜잭션 A가 ‘가격 > 100’인 상품 목록을 조회합니다. 트랜잭션 B가 ‘가격 = 120’인 새 상품을 삽입하고 커밋합니다. 다시 트랜잭션 A가 같은 조건으로 조회하면, 새로운 상품이 목록에 추가되어 있습니다.
2. SQL 표준 4가지 격리 수준
SQL 표준은 위와 같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4가지 격리 수준을 정의하고 있습니다. 각 격리 수준은 성능과 데이터 일관성/정확성 사이의 트레이드오프를 가집니다.
READ UNCOMMITTED (커밋되지 않은 읽기)
가장 낮은 격리 수준으로, 다른 트랜잭션이 커밋하지 않은 데이터를 읽을 수 있습니다.
모든 동시성 문제(Dirty Read, Non-Repeatable Read, Phantom Read)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성능은 가장 빠르지만, 데이터 일관성이 매우 중요하지 않거나 빠른 데이터 처리가 우선일 때 제한적으로 사용됩니다.
방지 현상: 없음
READ COMMITTED (커밋된 읽기)
다른 트랜잭션이 커밋한 데이터만 읽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데이터베이스(Oracle, PostgreSQL 등)에서 기본 격리 수준으로 사용됩니다.
Dirty Read는 방지하지만, Non-Repeatable Read와 Phantom Read는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방지 현상: Dirty Read
REPEATABLE READ (반복 가능한 읽기)
트랜잭션이 시작되기 전에 커밋된 데이터만 읽을 수 있습니다. 한 번 읽은 데이터는 트랜잭션이 끝날 때까지 항상 같은 값을 보장합니다. MySQL의 기본 격리 수준입니다.
Dirty Read와 Non-Repeatable Read를 방지합니다. 하지만 Phantom Read는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DBMS 구현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MySQL의 InnoDB는 Gap Lock을 사용하여 Phantom Read도 방지합니다).
방지 현상: Dirty Read, Non-Repeatable Read
SERIALIZABLE (직렬화 가능)
가장 높은 격리 수준으로, 동시성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합니다. 모든 트랜잭션이 마치 순차적으로(직렬적으로) 실행되는 것처럼 동작하도록 보장합니다.
모든 동시성 문제(Dirty Read, Non-Repeatable Read, Phantom Read)를 방지합니다.
데이터 일관성은 최고 수준이지만, 동시성이 크게 저하되어 성능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특별한 경우에만 신중하게 사용됩니다.
방지 현상: Dirty Read, Non-Repeatable Read, Phantom Read
3. 격리 수준 설정 예시
대부분의 SQL 데이터베이스에서는 SET TRANSACTION ISOLATION LEVEL 명령을 사용하여 현재 세션 또는 다음 트랜잭션의 격리 수준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 현재 세션의 격리 수준을 READ COMMITTED로 설정 (SQL Server, MySQL 등)SETSESSIONTRANSACTIONISOLATIONLEVELREADCOMMITTED;-- 또는 다음 트랜잭션에 적용 (PostgreSQL)SETTRANSACTIONISOLATIONLEVELREPEATABLEREAD;STARTTRANSACTION;-- 트랜잭션 작업 수행SELECT*FROMproductsWHEREprice>100;-- 다른 트랜잭션에 의한 데이터 변경이 발생했는지 확인SELECT*FROMproductsWHEREprice>100;-- REPEATABLE READ에서는 이 두 쿼리 결과가 동일하게 보장됩니다.COMMIT;
참고: 위 예시는 일반적인 SQL 구문이며, 특정 DBMS(예: Oracle의 경우 SET TRANSACTION ISOLATION LEVEL SERIALIZABLE만 지원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격리 수준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에 따라 문법이나 동작 방식에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결론: 적절한 격리 수준 선택의 중요성
트랜잭션 격리 수준은 데이터베이스의 신뢰성과 성능 사이에서 중요한 균형을 잡는 요소입니다. 높은 격리 수준은 데이터 일관성을 강력하게 보장하지만, 그만큼 동시성을 제한하여 성능 저하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낮은 격리 수준은 성능은 향상시키지만, 부정확한 데이터를 초래할 위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애플리케이션의 특성, 데이터의 민감도, 동시성 요구 사항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가장 적절한 격리 수준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READ COMMITTED 또는 REPEATABLE READ가 좋은 절충안이 되며, 애플리케이션 로직을 통해 추가적인 동시성 제어를 구현하기도 합니다.
데이터베이스 트랜잭션 격리 수준에 대한 명확한 이해는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필수적인 역량입니다.
Text by Chaelin & Gemini. Photographs by Chaelin, Unsplash.